자궁경부이형성증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HPV 16번, 18번, 31번, 33번, 35번, 39번, 45번, 51번, 52번, 56번, 58번, 66번 등이 고위험군으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에는 그중에서 HPV 51번 감염으로 자궁경부이형성증 1단계 진단을 받은 환자가 원추절제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HPV 51번은 위에서 언급했듯 고위험군으로, 곤지름(성기사마귀)과 자궁경부암을 잘 일으키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술을 고려할 단계가 아닌데도 자궁경부이형성증 1단계를 진단받고 나서 혹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까 봐 큰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HPV 51번이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무조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치료가 더 어렵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저위험군에 비해 자궁경부암 조직에서 더 자주 발견된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ASC-US 단계에서 CIN 1단계 환자들은 수술이 아니라 면역치료 대상입니다. 보통 암 직전 단계인 CIN 3단계나 최소 2단계 정도에서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다만, ASC-US나 1단계 환자들이 수술할 단계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은 악화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다름이 없겠지요. 따라서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인 면역치료로 악화되는 것을 막고 바이러스를 소멸시켜야 합니다.

모든 치료에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조직 손실을 일으키지 않고 자기 조직을 가지고 완치하는 것입니다. 치과 치료에서 자기 치아를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듯이 말이죠. 보존적 치료가 핵심인 면역치료의 관점에서는 3단계에서도 수술을 최대한 후순위로 권합니다. 만약 수술을 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검사를 빼먹지 말고 주기적으로 성실히 검사를 받고, 면역치료를 시행한다면 3단계도 그저 시간의 촉박함일 뿐 면역치료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자궁경부이형성증 1단계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글 = 이은 원장(노들담한의원 한의사)